'예비역' 이영호, "군복무를 무덤으로 만들 순 없다"

2006. 11. 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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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세월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든다. '나'는 변한 게 없다 주장해도 '주변'이 달라져 버려 '나'를 어색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돌아온 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바로 그 '낯섦'이다. 흔히 대학에서 '복학생'들이 겪는 어려움도 이런 종류다.

그런데 현역 복무를 마친 '예비역' 연기자들도 '복학생' 못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전역 신고를 마치고 군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송승헌 급 스타들이야 물론 상황이 다르겠지만 다른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2년 이라는 시간 동안 급변해버린 연예계 환경에 한 동안 방황하게 된다는 얘기다.

예비역 연기자 이영호(27)도 제대 후에 느낀 좌절감이 만만치 않다. 작년 6월 군복을 벗은 뒤 1년 넘게 사회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말이 좋아 적응기이지 눈물과 한숨의 시간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 특히 상심이 컸다고 한다. 작품 출연 얘기가 오가다가 막판에 캐스팅이 어긋나버렸다고 한다. 아직 소속사도 없이 혼자 뛰어다니다 보니 시스템에서 열세를 느낀다고 했다. "영화작업 하는 친구들을 불러 소주잔을 기울이곤 했다. 세상이 많이 원망스러워 2달여를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이영호는 아역스타 출신이다. 많은 아역스타 출신 배우들이 그렇듯이 이영호도 이 꼬리표가 부담스럽다. "아역스타 출신이라는 말이 가장 듣기 싫다. 학교 생활을 할 때도 그랬고 성인 연기를 할 때도 그랬고 군인이 됐을 때도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현재의 모습으로만 봐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이영호는 연예 활동을 시작한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장충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내복 광고에 나가면서 연예인 생활을 시작했고 초등학교 3학년 때 '하늘아 하늘아'에 이재은과 함께 아역 배우로 출연하면서 연기 맛을 들였다. 당시 이재은이 혜경궁 홍씨, 이영호가 사도세자의 아역을 맡았다.

대경중학교 시절에는 MBC 청소년 드라마 '사춘기'에 출연했고 장충고등학교 3학년 때 '사랑이 꽃피는 교실'에 이어 속편 격인 '사랑이 꽃피는 계절'까지 연달아 출연했다. '사랑이 꽃피는 교실'에서 함께 연기했던 배우 중에 박용하도 있다. 곧바로 1997년 KBS 드라마 '스타트'에 합류 했는데 이때 만났던 동료들이 고 이은주를 비롯해 박진희 이민우 이건주 등이다.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시절에는 아침드라마 '맏이'를 비롯해 두 개의 굵직한 사극에 출연한다. MBC 드라마 '허준'과 KBS 1TV '태조왕건'이 그것이다. '허준'에서는 박주미가 연기했던 공빈의 남동생으로 출연했다. 안면 신경 마비 증상인 구안괘사를 앓게 되는데 명의 허준의 도움으로 병이 낫는 연기를 했다. '태조왕건'에서는 견훤의 둘째 아들 양검 역을 맡아 20대부터 40대까지의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에서는 '찍히면 죽는다'에서 한채영 박은혜 엄지원과 연기한 바 있다. 2003년 대학을 졸업한 이영호는 그 해 6월 군에 입대해 2005년 6월 전역했다. 부천 61사단에서 운전병으로 10개월간 복무하다 연예사병 시험에 합격해 나머지 복무는 연예사병 신분으로 마쳤다.

연예사병 생활은 연기자로서는 더 없는 기회였다. 군복무와 동시에 연기에 대한 감각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가 홍경민 이재황 이규환 이민우(연기자) 등이다. 다행히 연기에 대한 자신감은 전혀 상처입지 않았다.

이런 자신감이 한 때 좌절했던 이영호를 다시 이 악물게 하고 있다. "2년 간의 군대 생활이 많은 것을 일깨워줬다. 잃은 것 보다 얻은 것이 많은 시간이었다"는 이영호는 "잠시 좌절을 겪었지만 소중한 군 경험이 무덤이 되지 않도록 좋은 결과를 꼭 보일 것이다"고 이를 악물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좋은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드라마 '허준'이 인기리에 방송됨으로써 영역을 넓힐 기회도 생기도 있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출연 작품을 놓고 제작자들과 접촉도 하고 있다. 힘들었던 시간을 결코 헛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는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100c@osen.co.kr

<사진> 더웨이 스튜디오 촬영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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