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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희 "젊은 배우처럼 웃통 벗을 자신 있다"

입력 2005. 11. 21. 08:12 수정 2005. 11. 2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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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태은 기자]

한진희(56), 이 중견 배우의 변신의 끝은 어디일까.

시쳇말로 '내일모레면 환갑을 맞게' 될 이 배우는 지금도 "젊은 배우들 못지않게 웃통을 벗을 자신도 있다"며 눈빛을 빛낸다.

당시 최고 명문으로 꼽히던 경기고를 나와 연세대를 중퇴하고 1969년 TBC 9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멜로 드라마의 멋있는 남자 주인공으로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한진희. 그는 90년대 들어 KBS 일일극 '바람은 불어도'(1994)에서 '황씨 아저씨' 역으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완벽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KBS2 '애정의 조건'에서는 딸(한가인 분)을 위해 눈물을 뚝뚝 흘리는 착하고 과묵한 아버지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데 이어, 현재 방송되고 있는 KBS2 '슬픔이여 안녕'에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잔인한 악역으로 다시한번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일절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한진희를 최근 녹화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대기실에서 어렵게 만났다.

- 37년 연기 인생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바람둥이 총각 역을 맡은 '결혼행진곡'(1976), 킬러 역을 맡았던 김종학 PD의 '제5열'(1989)이 기억에 남는다. 죽어가는 의사 역으로 출연했던 SBS '작별'(1994)은 중견 연기자로 서게 해준 작품이고, KBS '바람은 불어도'(1994)에서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노주현과 그 시대 라이벌로 꼽혔다.

▶노주현씨가 3년 선배인데, 당시에는 최고 스타였다. 공채 탤런트로 들어가 줄곧 엑스트라만 했다. 당시는 뽑아놓고 그렇게들 활용했다. 그러다가 7년만에 드라마 '동기'에 출연하던 노주현씨가 군입대로 도중하차하자, 내가 긴급 투입돼 김창숙의 젊은 애인 역할을 했다. 그게 데뷔다운 데뷔다. 그후 노주현씨가 제대하면서 투톱체제가 됐다. 라이벌이라면 사이가 안좋을 것 같지만, 사이가 좋다.

-'애정의 조건'에서는 밖에서 낳아온 딸 한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 연기로 큰 찬사를 받았다. 진짜로 울었는지.

▶당시 검색어 순위 7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었다. 정말 눈물을 흘렸지, 우리는 가짜로는 안한다.

-셀 수도 없이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 안해본 역할이 없을 듯 한데, 앞으로도 하고 싶은 배역이 있나.

▶왕 역을 못해봤다. 7년 전 한국 기네스북에 주인공을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로 김영애씨와 함께 뽑혔다. 그 기록은 아직 안깨졌을 것이다. 아버지 역할만 하는 나이든 우리도 여건이 된다면 해보고 싶은 역이 많다. 진 해커만, 알 파치노 등 외국 배우들은 환갑이 넘어서도 활발히 활동한다. 우리는 그런 기회가 없다.

배우라는 게 언제나 준비돼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요즘도 매일 하루 2~3시간씩 운동을 한다. 젊은 애들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웃통 벗을 준비도 돼있다. 젊었을 때는 불평불만만 했다. 다행히 운이 좋아 배역을 맡을 수 있었지만, 그때 더 열심히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때문에 더 열심히 한다.

-후학을 가르치거나 연기 이외에 일에 대한 계획이 있나.

▶고지식해서 연기 외에 다른 것은 모른다. 강단에 서달라는 요청도 많이 오지만, 연기만 해온 내가 뭐 가르칠 게 있나. 현장학습 몇시간 하면 끝나는 거지. 물론 예전에도 공부는 잘했지만… 삼촌, 외삼촌, 아버지 역 같은 것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가 될 지는 모르지만 팔리는 날까지 연기를 하겠다.

-요즘 2세 연기자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2세들이 연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은 없나.

▶(고개를 흔들며) 배우의 길은 험난하다. 첫딸 지은(31)은 피아노 전공으로 서울대에 진학해서 박사까지 땄다. 둘째딸 정은(29)은 LG전자 다니다가 결혼했다.

-부인 김수옥씨도 얼마전 타계한 원로 배우 고 정애란의 딸로 연기자로 활동했다는데, 연기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는지.

▶둘 다 엑스트라를 하면서 만났는데, 둘 다 이러고 있을 필요있냐고 집에 있으라고 했다. 나보다 감이 훨씬 좋다. 조언을 많이 해줬는데, 점점 잔소리 같아서 듣기 싫다고 했다. 근데 그 조언을 들었더라면 지금 더 잘됐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지켜봐달라. 이대로 스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얼굴 주름을 쫙 펼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보니, 할 연기가 있고, 나이는 먹었지만 젊은 친구들에 비해 감각이 쳐질 것도 없더라. 정말 연기자는 작품 하나 아닌가. 경제도 안좋고 해서 때를 보고 있지만, 제작도 할 생각이 있다. 중년의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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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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