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에 담긴 시각장애인의 슬픈 초상'

2005. 7. 24.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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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이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타격을 입은 안마시술소의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PD수첩’ 제작진은 ‘안마’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퇴폐영업,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을 성 산업으로 몰아간 사회 구조 등을 파헤치고 시각 장애인 복지 정책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PD수첩’ 제작진은 안마업계를 강타한 성매매 특별법, 주객이 전도된 안마시술소 실태보고, 한국 안마에 담긴 시각장애인의 슬픈 초상,수천만원에 달하는 안마시술소 허가권, 시각장애인 복지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제안 등 크게 다섯개 테마로 나눠 심층 진단한다.<뉴스엔=엔터테인먼트부>#안마업계를 강타한 성매매 특별법2004년 9월23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성매매 산업과 공존해오던 안마시술소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방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는 시각 장애인 임모 씨는 가족 전체가 거리로 나앉을 상황이라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일자리를 잃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도 생존의 위기에 몰려 있다. 그동안 안마를 통해 생계를 꾸려오던 만명 가까운 시각 장애인들이 결정적인 기로에 선 것이다.#실태보고-주객이 전도된 안마시술소출장 마사지, 대딸방, 출장 안마 등의 업태들은 안마라는 이름을 내걸고 마치 합법적인 안마업인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남성들의 자위를 도와준다는 이른바 ‘대딸방’. 그곳에서 만난 한 여성은 자신이 마치 전문 안마를 배운 것처럼 소개했다.그러나 안마시술소도 안마보다는 퇴폐적인 영업에 치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손님들의 상당수가 안마보다는 퇴폐행위를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상당수의 안마시술소들은 실제 시각 장애인에게만 주어지는 안마사 ‘명의만 빌려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흥자본이 사실상 안마시술소 업계를 장악하면서 정작 시각 장애인 안마사들의 처지는 극도로 열악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 돼지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시각 장애인 안마사도 만날 수 있었다.#한국 안마에 담긴 시각장애인의 슬픈 초상현재 맹학교를 졸업한 시각 장애인들의 80%가 안마업종으로 진출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업에 진출한 역사는 1913년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점술업이나 침술업에 종사했던 맹인들이 ‘제생원’에서 새로운 교육을 받으며 안마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그 뒤로 지금까지 안마업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직업으로 인정되면서 독점적인 사업으로 보호되어 왔다.1970년대까지만 해도 안마업은 성매매와 관련 없는 직종이었다. 남자 안마사는 골목을 돌아다니며 피리를 통해 자신이 안마사임을 알렸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출장안마를 다녔다. 이것이 이른바 ‘정통안마’다. 그러나 80년대에 성산업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안마업은 크게 변형되기 시작했다. 성매매를 부가적으로 손님이 선택했던 ‘정안마’ 시절을 거쳐, 90년대 후반부터는 성매매가 중심이 되고 안마는 뒷전으로 밀리는 ‘탕안마’로까지 이어져왔다.60년대부터 안마를 해왔다는 시각 장애인 최모 씨는 생존을 위해 이렇게 살아온 시각장애인들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느냐며 눈시울을 적셨다. 안마사들을 성산업의 뒷자락으로 몰아온 우리 사회의 슬픈 초상을 ‘PD수첩’이 고발한다.#수천만원에 달하는 안마시술소 허가권안마시술소 개업은 보건소를 통하게 되어 있지만, 사실상 그 허가권을 갖고 있는 것은 안마사협회다. 안마사협회에서는 개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적합한 조건을 갖추었는지 ‘의견서’를 제시하는데, 이것이 바로 허가를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현재 안마업 협회장과 임원들은 이러한 허가권을 내주면서 수천만원씩 받아온 혐의로 고발되어 있는 상태다. 지방의 한 브로커는 3천만원을 안마업협회에 뒷돈으로 주고 안마시술소 허가권을 얻었다고 취재진에 털어놓았다. 취재 중에 만난 안마사들은 안마사 협회에 대항하는 것이 너무나 두려운 일이라고 고백했다. 심지어 안마사협회는 시위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만원의 벌금을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 부과하기까지 했다.#시각장애인 복지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제안한다.스포츠 마사지, 발 마사지 등 유사업종들이 확장되면서 안마업은 새로운 위협을 맞고 있다. 시각 장애인 안마사들은 유일한 생존책인 안마업마저 정상인들이 잠식해온다면 어떻게 우리가 살아갈 수 있냐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 문제에 대한 법정 공방은 행정심판과 헌법재판소에서 여전히 진행중이다.‘성매매 없는 안마’는 불가능한 것인가? 성매매 없는 안마를 표방하며 2년 전부터 시작된 ‘안마원’ 제도, 그러나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안마원들은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퇴폐 없는 안마를 먼저 정착시킨 일본의 안마업계를 취재했다.20년 넘게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배워온 시각 장애인 황선경씨는 우리 사회의 높은 장벽에 부딪쳐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재 안마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안마마저 할 수 없는 맹인들은 완전한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안마 하나로 그만’이라는 시각장애인 정책은 온당한 것인지 ‘PD수첩’이 26일 방송을 통해 짚어본다.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kr)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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