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오브더이어 2003" 첫 출전 겜블러 3위

2003. 10. 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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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맹준호 기자] "형, 이제 소원 다 풀었어요. 우승하느냐 못하느냐는 이제 의미없어요." 25일(현지시간)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폭스바겐 홀. 4만 관중이 들어선 "배틀오브더이어 2003" 무대에서 리허설을 마친 "갬블러" 멤버 이광선(19)은 출전을 후원한 푸마코리아 관계자 앞에서 울먹였다.

4년을 기다려온 대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헤드스핀만은 내가 세계 최고야." 하지만 각자 자국 예선을 거친 15개 국가대표 팀이 나온 세계 최대 비보이 대회가 만만할 리는 없다. 게다가 지난해 챔피언 자격으로 초청받아 온 한국팀 "익스프레션"은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프랑스 일본 러시아 스페인 독일 등 전통의 강호들도 모두 이를 악물고 나왔다.

경기가 시작되고 각 팀이 차례로 나와 퍼포먼스를 펼친다. 7번째로 등장한 디펜딩 챔피언 "익스프레션". 관중으로부터 가장 뜨거운 갈채를 받고 등장한 "익스프레션"이 펼친 퍼포먼스는 정말 훌륭했다. "갬블러" 아이들의 표정엔 더할 수 없는 긴장감이 맴돈다. 뒤이어 나온 일본팀 "파이어웍스"의 퍼포먼스는 굉장히 독특하다. 멤버들의 손발이 척척 맞는 조직력은 신기할 정도. 이제 "갬블러"의 차례. 개인기만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지만 퍼포먼스는 반드시 통과해야 될 관문. 긴장으로 팔다리가 덜덜 떨렸지만 지난 1년 동안 준비했던 기술을 모두 보여줬다. "갬블러"의 뒤를 이어 나온 프랑스팀 "포케몬"도 훌륭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제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대회 규정상 퍼포먼스 성적 1~2위 팀이 "배틀"로 우승자을 가리고, 3~4위 팀 역시 배틀로 3위를 다투게 된다. 사회를 보는 래퍼가 외쳤다. "상위 두 팀 "익스프레션"과 "포케몬"이 1위를, "갬블러"와 "파이어웍스"가 3위를 다투게 됐습니다." 우승의 꿈은 아쉽게도 무너졌지만 3위를 위한 배틀이 남았다. 게다가 경기는 한.일전이다. 비보이들 세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전통의 라이벌이다.

배틀이 시작됐다. 일본 팀에서 한 명이 나와 윈드밀을 하면 갬블러에서도 한 명이 나서 윈드밀로 맞선다. 한국팀에서 에어트랙을 하면 일본팀도 한 명이 나와 에어트랙을 한다. 치열한 배틀은 대개 헤드스핀에서 승부가 난다. 헤드스핀은 서로간의 실력차가 가장 많은 기술. 광선이가 헬멧을 쓰고 나왔다. 머리를 땅에 박고 원심력을 모아 몸을 돌리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헤드스핀은 내가 최고야." 관중의 환호성이 귀에 들렸다. 승부는 끝난 것과 다름없다.

광선이는 어렵게 춤을 춰 왔다. 춤이 좋아 고등학교도 그만뒀고,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장애인 소설가 고정욱 씨가 광선이의 얘기를 모티브로 비보이 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갬블러"는 3위. "익스프레션"은 뒤이어 벌어진 배틀에서 프랑스 팀 "포케몬"에게 아쉽게 져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3위에 머물렀지만 갬블러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광선이는 바람이 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춤추고 싶어요."브라운슈바이크(독일) 글=맹준호 기자 next@dailysports.co.kr사진=브라운슈바이크=이영목기자 ymlee@dailysports.co.kr-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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