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의 音담 樂담] "원더풀 데이즈" O.S.T

2003. 7. 2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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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이재수의 난>등의 영화 뒤에서 구슬프게 흐르던 음악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원일이란 이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성우 음악감독과 더불어 한국 영화 음악의 양대 축이며 전방위 음악인인 원일은 <원더풀 데이즈>의 영화 음악을 맡아 놀랄 만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건대 <원더풀 데이즈> OST는 한국 영화음악의 새로운 전환점이다.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 영화의 OST를 입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대부분의 경우 외국의 한물간 가수의 노래를 싼값에 사와 싣거나 너무나도 관습적인 배경음악들로 상영시간을 메웠다. 그다지 기억나지도,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음악들이 OST란 명목으로 발매되고 또 외면 받지 않았던가.원일은 그 동안 인디 밴드인 어어부 프로젝트의 초기작과 자신의 독집 앨범 <아수라>등을 통해서 동서고금의 음악들 사이에 놓여있는 경계를 무시하고 오직 자신이 추구하는 새 음악에 대한 실험을 꾸준히 해왔다. 그 원일은 최근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의 영상에 황홀한 음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 A Prayer > <마르의 테마>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의 분위기를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메인 테마까지. 원일이 그 동안 선보였던 음악과 새로운 시도들이 치열하게 결합하여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여줌은 물론,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가 창출해내는 시너지 효과마저 구현하고 있다.

그것은 원일이 그 동안 어느 한 쪽의 음악에 편향되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과 영감을 구현하는 음악적 탐색을 해온 결과물이다.

이 앨범에서 대중적으로 매력적으로 들릴만한 곡은 러브홀릭의 강현민이 작곡한 <비상(飛上)>일 것이다. 엔딩 타이틀이기도 한 이 노래는 두 장의 걸작 앨범을 발매한 뒤 해체해 대중음악의 전설이 되어 버린 유&미 블루의 이승열 목소리를 오랜 만에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원더풀 데이즈>는 분명히 많은 논란을 빚을만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논란 속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성과 중의 하나는, <로보트 태권V>처럼 단지 주제가만 기억 나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작품 전반에 걸쳐 영상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영화 음악임이 틀림없다.

대중음악만담가 antirite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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